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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소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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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님평화 작성일15-07-03 09:05 조회3,5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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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이계삼입니다~


1.

또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메르스 열풍이 온 나라를 휩쓸고 지나간 뒤에, 지금은 대통령의 황당한 '인성'이

불러일으킨 어이없는 분란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동네 구멍가게 하나를 경영하기에도 턱없이 떨어지는 사회성과 지력과 언변을

갖춘 대통령이 우리의 삶과 민주주의를 농단하고 갈수록 이 나라를 희망없는 곳으로 만들어갑니다.

 

이런 시절에 데모라도 맘껏 할 수 있는 '자유인'임을 차라리 고맙게 생각합니다.

 

전국 곳곳의 많은 분들의 성원으로 2억3천만원으로 예상되는 밀양송전탑 벌금 및 법률 비용중에서 1억 6천만원 가량을 모았습니다.

 

밀양송전탑 전국대책회의가 힘껏 준비하여 '후원주점의 역사를 새로 썼다'고 우리끼리 흐믓해하던 서울후원주점을 비롯하여, 

어린이책시민연대가 시작하여 이끌어주었던 '7650원 봉투' 모으기 행사, 그리고 어르신들이 직접 발로 써서 내 놓은 책 <탈핵탈송전탑 원정대> 판매를 통해 모아진 금액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함께 '탈핵탈송전탑 교육자료 보급' 행사를 합니다.

 

<탈핵탈송전탑 원정대>와 하승수 녹색당 운영위원장님이 쓴 <착한 전기는 가능하다>, 전북교육청에서 펴낸 '기념비적' 교재 <탈핵으로 그려보는 에너지의 미래>,

김익중 교수님,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가 제공한 교육자료와  '태양의 학교', '초록교육연대' 소속 선생님들의 수업 사례,

밀양대책위에서 제공한 읽기자료와 사진, 동영상 등 중요한 자료들을 모아서 만든 <탈핵 에너지 교육자료 CD>를 묶어서

 

단돈 3만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오늘 사무실로 배송되어 온 CD를 열어보면서, 또 흐뭇한 감상에 젖었습니다.

판매가 안 돼서 본전도 못 건지면 어떡하나, 그런 걱정은 별로 들지 않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이 일이 잘 진행된다면, 탈핵 에너지 교육에도 아주 좋은 계기가 되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많이 팔아주세요~~^^

 

2.

지난 주말에는 밀양 영남루 앞에서 어김없이 197차 촛불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이제는 연대활동가도 거의 찾지 않고, 어르신들과 대책위 일꾼들 서른명 남짓 모여서

치르는 촛불문화제이지만, 늘 따뜻하고 훈훈합니다.

 

'197'이라는 숫자를 보고 짐작하셨겠지만, 밀양송전탑 반대 촛불문화제는 이제 곧 200회가 됩니다. 

 

러시아의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마지막 작품 <희생> 들머리에는

아버지 알렉산더 교수가 늦게 얻은 아들 고센과 나무를 심으며  인생의 교훈을 전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일이든,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꾸준히 반복한다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리 어르신들도 그러하셨습니다. 밀양 송전탑은 끝내 패배하였지만, 또한 수많은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몇 번의 예외가 있었지만, 지난 4년동안 빠짐없이 모든 주말 저녁 시간에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당신들이 할 수 있는 몇안 되는 실천의 목록에 올라있는 실천이었지만,

이를 통해 무수히 많이 위로받고 격려하고 단결하면서 싸움의 길을 열어갔습니다. 

 

그 회수가 이제 200회차에 접어듭니다.

농성장에서 앰프에 마이크 꽂아서 진행하는 간단한 행사가 아니라

밀양시내 한복판에 집회신고를 내고 음향을 설치하고, 영상과 공연과 발언이 있고,

이를 위해 4개면 마을에서 각자 십여킬로미터씩 차를 타고 나와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200회 뜻깊은 날을 맞아 우리는 행사를 준비합니다.

4개면 어머니들이 돼지고기 수육, 각종 나물, 고동국, 떡, 막걸리, 전을 마을별로 서로 분담하여 준비하십니다. 

이 싸움을 통해 연대자들에게 받은 것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든 보답해야한다는 마음을 가진 어질고 선한 어르신들의 마음입니다.

 

대통령의 저 어이없는 행각을 비롯해서 세상 돌아가는 모습에 늘 상처받고 분노하면서,

모멸감에 젖고, 더러 허무와 권태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거기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그러하듯, '연대와 우정'의 만남이었습니다.

밀양 어르신들 곁에서 일하며 살아갈 수 있음을 늘 감사히 여기듯,

 

'밀양'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4년간 이 세상과 맺어온 우리의 소중한 우정을 확인할 여러 계기가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궂은 날씨에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밀양에서 이계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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