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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사발 뚜껑이 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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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바라기 작성일13-10-16 09:07 조회1,8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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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사발 뚜껑이 깨어졌다
 
 
 
   
ⓒ임의진
 
 
밥사발 뚜껑이 깨어졌다.

나의 부주의(不注意)로

두 개가 같이 떨어져

하나는 깨어졌고

하나는 멀쩡했다.

깨어진 조각을 주워다가

뒤란 솔밭에 버렸는데

멀쩡한 뚜껑은 아니 보이고

깨어진 뚜껑만 눈에 선하다.

어째서 내 눈은

없는 것만 보려 하고

어째서 내 맘은

깨진 것만 담고 있나?

다시 또 부주의로

무얼 더 깨려고?
 
 
 
 
관옥 이현주
목사, 동화 작가, 번역가.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들을 집필하고 강의도 하고 있다. <콩알 하나에 무엇이 들었을까?> 등의 동화와 <지금도 쓸쓸하냐>,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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