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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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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바라기 작성일13-11-05 10:57 조회1,8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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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기
11월의 깃발
 
                                                      - 박춘식
 
 
그이는 아침마다 깃발을 세웁니다

하얀 바탕에 분홍 장미 깃발을

다음 날은 호랑이 깃발을

매일 바꿔가면서 높이 올립니다

기관총, 백야시, 놀고있네, 누드화, 방사능,

돌탑, 하심, 강아지, 소나무, 등대, 풍차, 시나이산,
 
구부러진 세월 어느 해

‘HODIE MIHI CRAS TIBI’ 깃발을 세운 다음*

몇 달 동안 깃발을 바꾸지 않습니다

깃대 넘어지는 날

그이의 관 위에 놓인

HODIE MIHI CRAS TIBI 글자들로 그려진

십자가 깃발이 흙길을 걸어갑니다
 
 
 
* 라틴어로 ‘호디에 미히 끄라스 띠비(Hodie mihi Cras tibi)’는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라는 뜻이며, 죽음을 묵상하는 좋은 말입니다.
<출처> 반시인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3년 11월)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 하느님의 심부름을 안고 태어납니다. 믿음을 가진 이라면 하느님께서 무슨 일을 시켰는지, 하느님께 되돌아갈 때 가지고 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는 일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위령 성월이 얼마나 고마운 달인지 또 한 번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야고보 박춘식
반(半)시인 경북 칠곡 출생.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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