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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초대 교회의 여제자, 도르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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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바라기 작성일14-03-21 16:31 조회3,2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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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초대 교회의 여제자, 도르카스
김연희 클라라(대전예수수도회 교육센터 
 
타비타의 부활, 1424-25, 프레스코, 피렌체의 브란카치 경당, 이탈리아
  

이 그림은 성 베드로의 생애를 다룬 일련의 프레스코(벽화) 작품들 가운데 하나이다.
두 화가가 공동 작업을 해서 서로의 구분이 모호하지만
이 그림은 마솔리노(Masolino da Panicale 1383-1440)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원근법 체계는 마사초가 기초를 잡았다.
도르카스를 소생시킨 일화에 관한 그림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베드로 사도의 명령에, 수의를 입은 도르카스가 가슴에 손을 교차시킨 상태로
즉시 침상에 일어나 앉아 있다. 성경의 내용대로 침상 곁에는 겉옷들이 놓여 있고,
한 과부는 속옷을 들고 있다. 주위 사람들의 경이에 찬 표정과 놀라워하는 몸짓이 인상적이다.
 
 
부활의 희망을 실은 4, 꽃향기 가득함 속에 찾아드는 그리움이 있습니다. 두 해 전에 갑작스레 발견된 불치병으로 하늘 향해 자유의 날갯짓으로 흩어지는 꽃잎처럼 우리 곁을 훌쩍 떠나버린 성서모임의 한 자매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그는 뒤늦게 배운 솜씨로 꽃그림들을 그려 전시회를 두 번 열었는데, 그 수입금을 전액 장애인들을 위한 기금으로 봉헌하였습니다. 그의 깊은 신앙심으로 오랫동안 솔선수범하여 교회에 봉사하였고 가족과 이웃을 향해 아낌없는 사랑을 실천했습니다. 그러한 삶이 진솔하게 표현된 글과 그림들을 모아 편집해 놓은 책1)을 다시 꺼내어 읽습니다. 병고에 지친 그의 모습을 애달픈 마음으로 바라보며 기도했던 때를 떠올리며, 선행과 자선으로 독실한 신앙생활을 하였던 도르카스가 죽었을 때에, 이웃사람들의 간곡한 청과 베드로의 기도로 다시 살아났던 기적의 이야기를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타비타, 일어나시오
 
사도행전은 초대 교회의 중요한 인물들을 소개하며, 전반부에서 특히 베드로의 권한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사도 1-12장 참조). 베드로의 설교와 치유 행동은 예수님의 모범을 그대로 따르는 그리스도의 참제자의 여정을 밝혀줍니다(2코린 12,12 참조). 사도 9,32모든 지방을 두루 다니는베드로의 선교 여행을 소개합니다. 그의 여행 목적은 복음을 전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다 지방에 흩어져 있는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방문하여 신자들을 가르치고 격려하는 것이었습니다
 
루살렘으로부터 북서쪽에 위치한 지중해의 항구 도시 야포에 타비타2)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사도 9,36-42 필독). 타비타는 가장 먼저 여제자(마테트리아 μαθήτρια)라는 칭호로 소개됩니다. 이 명칭은 신약성경에서 단 한번, 이 구절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성령의 은사를 받은 제자의 임무는 근본적으로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행하신 크신 자비와 사랑을 깨달아 알게 됨으로써 이웃을 섬기는 여러 봉사의 형태로 나타납니다(1코린 12,1-11 참조).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복음 선포에 이 여제자의 역할도 컸었고 그의 사명도 강조됩니다
 
신망이 두터운 도르카스는 야포의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본보기와 가르침에 따라, 그가 평소에 자선을 자발적으로 행하여 곤경에 빠진 이들을 도우려 하였고, 또 홀대받은 과부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고 힘닿는 대로 그들을 배려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구제 사업을 통한 이웃 사랑은 그리스도교가 전파되는데 큰 영향을 주었음을 초대 교회 공동체의 생활에서 이미 언급하고 있습니다(사도 2,42-47; 4,32-35 참조) 이는 유다교에서도 높이 평가되었던 자선(토비 4,7-11. 그리고 마태 6,1-4 참조)으로 그리스도교적 나눔의 형태입니다.
 
친절한 벗, 도르카스가 병들어 죽자, 유다인의 관습에 따라서 사람들은 장례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아직 묻지 않고 그를 옥상 방에 눕혀 놓고 야포에서 가까운 리따에 있는 베드로에게 지체하지 말고 와 달라고 청합니다. 그곳에서 팔 년 동안 중풍으로 누워있는 애네아스를 베드로가 치유하던 그 무렵이었습니다(사도 9,33-35 참조). 베드로가 전갈을 받고 즉시 일어나 죽은 도르카스의 집에 이르자 과부들이 울며 그를 에워쌌습니다. 과부들이 도르카스가 생전에 지어 준 속옷과 겉옷을 베드로에게 보여줌으로써 가난한 그들에게 그녀는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며, 그래서 소생의 기적을 행하는 베드로의 도움의 손길이 얼마나 긴급하게 필요한가를 증명합니다.
 
도르카스의 소생은 예수님께서 야이로의 딸을 살리신 이야기 (루가 8,40-42. 49-561열왕 17,17-24; 2열왕 4,32-37 참조)와 병행하고 있는데,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내보내고 야이로의 딸에게 아이야, 일어나라하시는 것처럼 도르카스에게 타비타, 일어나시오”(40) 하고 말하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사도의 활동 안에서 기적을 수반하는 예수님의 구원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는 실제적인 예화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자신의 권위나 능력으로는 질병이나 죽음을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림으로써 주님의 현존을 강하게 인식하면서 부활하신 분의 권능에 의지합니다. 즉 베드로의 기적이 바로 예수님의 기적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표징은 많은 사람들에게 회개를 불러일으키고 주님을 믿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활의 빛을 우리에게 비춰준 도르카스에게서 신앙생활을 위한 중요한 두 가지 모형, 즉 믿음과 실천을 봅니다(야고 2,14-17 참조). 도르카스는 다른 사람들에게 주려고 내일까지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그가 지닌 모두를 필요한 사람에게 매일, 즉시 나눴습니다. 만일 우리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날마다 기꺼이 나눈다면, 그것이 물질이든지 환한 미소와 친절한 말이든지, 우리는 이기적인 자아를 조금씩 넘어서서 차츰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신비에 도달하며, 늘 새롭게 태어나는 부활 신앙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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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꽃과 시와 사랑과 - 정상화 글라라의 추모시화집, 오덕균 엮음, 도서출판 종려나무, 2005, 비매품
2) 여기서 타비타는 아람 말 이름이고 그리스 말로 도르카스이며 영양羚羊을 뜻한다. 아가서에서 영양(노루, 사슴으로 번역)사랑스런 이를 가리키는 은유적 표현이다(아가 2,9; 8,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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