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수도회 CONGREGATIO JESU

Ad Majorem Dei Gloriam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하여
  • 홈
  • Scent of Sharing
  • 말씀향기

말씀향기

16. 섬김의 모범, 두 사도의 어머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주바라기 작성일14-03-24 16:10 조회2,970회 댓글0건

본문

16. 섬김의 모범, 두 사도의 어머니
김연희 클라라(대전예수수도회 교육센터)
 
 
캡션
: 제자들을 부르심, 칠보, 개인소장, 쾰른, 독일
 
에기노 바이너트(Egino Weinert 1920- )는 독일의 화가이자 공예가로 세계적인 칠보기법의 대가이다.
1937년에 성 베네딕도회에 입회하여 13년간의 수도생활을 하였고,
1945년 폭발사고로 오른손을 잃었으나 왼손에만 의지하여 지금도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작품은 두 장면으로 나뉘어져 있고 중간에 새겨진 이름을 통해서 누구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아래 장면의 공통점은 모두가 호숫가에서 그물을 손질한다는 것과
부르시는 예수님께로 향하는 그들의 시선이다.
그림의 배경에서 이들이 떠나야 할 주변 상황(직업, 집과 삯꾼들)을 보여주고 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마태 20,21) 라는 간곡한 청원을 들으면 즉시 떠오르는 여인이 있습니다. 제베대오의 부인이며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입니다. 그에 대한 선입감은 참으로 적극적이고 용기가 넘치는 여인이며, 어쩌면 당돌하기조차 하고 자기 자식만을 챙기는 이기적인 여인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그가 예수님께 다가와 청을 드렸던 때는,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따로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에서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세 번째로 예고하시는 참으로 중요한 시각이었습니다. 바로 이때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들의 어머니가 나타난 것은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그것으로 인해 함께 있었던 다른 열 제자들은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그 순간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제자 직분에 대한 아주 중요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섬기는 사람이 되어라.
 
예수님께서는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한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6)라고 제자들에게 이르셨습니다. 그 당시 다른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예수님께서 그들을 위해 지상의 새 왕국을 세우시고 친히 왕이 되실 줄로 믿었던 제베대오의 부인은 이 말씀을 들으면서 의아해지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생각한 주님의 나라는 지상의 것과는 다르다는 새로운 인식입니다. 안정된 집과 직업을 떠나 스승을 따르는 야고보와 요한(마태 4,21-22;마르 1,19-20; 루카 5,10-11 참조)두 아들의 미래를 확실하게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그동안 베풀었던 자신의 물질적인 봉사가 빛을 보아야 한다는 보상의 욕심으로 과감히 예수님 앞에 엎드렸던 사실이 부끄러워졌을 것입니다.
마르코 복음서의 병행 구절에서는 어머니는 등장하지 않고, 야고보와 요한 제자가 직접 청원합니다(마르 10,35 참조). 주석가들은 마태오 복음 저자가 마르코 복음의 전승을 받아들이면서 의도적으로 그들의 어머니를 등장시켰다고 지적합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에게 위대한 인물로 존경받는 예수님의 첫 제자들의 입장이 난처해지지 않도록 변형시켰을 것이라고 합니다. 루카복음에서는 아예 제자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습니다(루카 22,24-27참조)
 
사도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의 제자들 명단에서 베드로와 안드레아 형제와 함께 항상 앞에 제시됩니다. 이들 네 제자는 처음으로 부름을 받았으며, 특히 베드로와 함께 예수님의 활동의 중요한 순간에 늘 동참합니다. 야이로의 딸을 되살리는 기적을 지켜보았고(마르 5,35 참조) 예수님의 영광스런 변모를 목격하였으며(마태 17,1 참조) 겟세마니 동산에서 기도하시는 예수님 가까이에 있었습니다(마르 14,33 참조). 또한 열 두 제자 가운데 베드로처럼 예수님으로부터 천둥의 아들들(보아네르게스)라는 별명을 받았습니다(마르 3,17 참조).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가는 예수 일행을 맞아들이지 않자, 두 형제는 하늘에서 불을 내려 그들을 불살라 버리자고 건의할 만큼 과격해서(루카 9,54 참조) 이 별명이 붙여졌고, 그래서 그들의 기질이 다혈질로 추측해 봅니다
 
그러나 이런 성향은 예수님을 철저하게 따르고자 하는 열망으로 승화되었음을 확인합니다. 야고보가 열두 사도 중에서 가장 먼저 순교한 사실이 신약성경에서 확인됩니다(사도 12,1-2 참조). 교회의 전승에서 요한은 제 4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품에 기대여 있었던 사랑하시는 제자로 여기며 사도 중에 마지막 증인으로서 순교의 월계관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 두 아들의 성품은 열성적인 어머니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 자신의 원의를 진솔하게 표현한 어머니처럼 두 제자는 스승에게 어려움 없이 곧잘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르 13,3-4; 요한 13,23-24참조).
 
섬김의 모습으로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신 주님과 순교로 일치했던 야고보와 요한, 그들의 어머니는 일찍이 골고타까지 예수님을 따랐으며, 모든 사도들이 도망가는 데도 불구하고 다른 여인들과 함께 십자가의 스승을 멀리서 지켜보았습니다(마태 27,56참조). 예수님이 백성에게 모욕을 당하시는 그 언덕에서도 그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같은 장면을 묘사한 마르코 복음에서의 살로메(마르 15,40)가 바로 제베대오의 아들들의 어머니의 이름이라고 하며, 요한 19,25에 나오는 예수의 이모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가 예수님과 만나고 난 후 더 깊은 삶을 살았음을 보았습니다. 그날 배운 섬김과 종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신의와 겸손으로 섬김을 실천하는 모범이 되었습니다. 두 사도의 어머니는 우리에게, 한 때의 잘못과 실수는 주님의 사랑의 가르침에 의해 겸손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바뀔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을 가르쳐 줍니다. 어떤 어머니가 자녀들이 잘 되기를 바라지 않겠습니까? 자식의 미래를 위해 그 어떤 수고를 아끼겠습니까? 심지어 치맛바람이라고 하는 극성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 살로메는 우리 시대의 소위 3 엄마들에게 소리를 낮추어 이렇게 권고할지도 모릅니다. 자녀의 입시기간에 매일 미사와 백일기도 등을 애절히 드릴 수 있었다면, 시험이 끝난 후에도 그것을 계기로 한결같은 정성으로 계속 주님을 섬겨나가기를 바란다고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