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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글> '우리도 가야파가 아닌 예수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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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부는데로 작성일15-03-28 10:47 조회1,749회 댓글0건

본문

 
우리도 가야파가 아니라 예수님처럼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해 죽는 것이 낫다.”(요한 11,50)
 

민주화가 되기 전 우리나라나 전체주의 독재 국가에서
대를 위해 소가 희생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주 당연한 말이었고,
그래서 어렸을 때 이 말을 들은 저는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근대 시대에 이 말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근대 이후, 지금 우리나라에서 누가 이런 말을 하면,
그것도 어른이나 대통령이 젊은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면
젊은 사람들은 대뜸 왜 그래야 하냐고 따지고 들 것입니다.
 

이런 젊은이에게 나이 든 사람들은 발칙하다고 하거나
요즘 젊은 사람들은 너무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라고 하겠지만
사실은 젊은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이것을 당연한 듯이 요구하는 어른이나 사회가 잘못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희생은 사랑에서 비롯된 자발적인 것이어야지
집단이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이 스스로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 사랑이지만
집단이 개인에게 희생을 억지로 요구하면 그것은 폭력인 거지요.
이것이 오늘 복음에 나오는 대사제 가야파와 예수님의 차이지요.
 

가야파는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 예수님 한 분이 희생되는 게 낫다고 합니다.
이 말에 대해 요한복음의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의미 부여를 합니다.
이 말은 가야파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해의 대사제로서 예언한 셈이다.”
 

그리고 이어서 이런 말도 덧붙입니다.
예수께서는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셨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는 가야파의 희생 요구에 억지로 응답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스스로, 사랑 때문에 돌아가신 것입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예수님께서는 가야파에 의한 정치적인 타살이지만
신앙인의 눈으로 보면 하느님 백성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사랑의 희생,
교회를 세우기 위한 사랑의 순교입니다.
 

교회란 무엇입니까?
그리고 교회란 어떻게 세워집니까?
 

교회敎會란 말을 글자 그대로 풀이를 하면 가르칠 모일 이지요.
가르침을 받은 교우들의 모임이라는 뜻이고, 더 친절하게 풀이하면
주님의 가르침을 받아 하느님의 백성이 된 이들의 모임입니다.
 

어떤 가르침입니까?
사랑의 가르침이고,
말로만이 아니라 양들을 위해 몸소 자신을 희생하신 사랑의 가르침입니다.
 

사랑만이 흩어진 사람들을 하나로 모읍니다.
미움으로 흩어진 사람들은 사랑에 의해서만 하나로 모입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사랑에 의해 미움이 극복된 이들이 하나로 모입니다.
 

아무튼 예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서 돌아가시게 되는데
그러나 그것은 가야파가 생각한 이 세상의 구원이 아니라
영원한 구원을 위한 희생입니다.
 

우리도 가야파처럼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라고 다른 이에게 요구치 않고
우리 자신이 예수님처럼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세상의 구원이 아니라 영원한 구원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묵상글: 작은형제회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님
일러스트: 주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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