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방 | 흐르는 것은 아름다워라 낭송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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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정선 작성일22-01-17 13:37 조회3,28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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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것은 아름다워라 낭송시
온정선 라파엘라 수녀
흐르는 것이 어디 강물뿐이랴
어렸던 나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세월이 저만큼 흘러감이요
뜨거웠던 한 여름, 가을 들 길에 섰으니, 계절이 어느 사이 바뀜이요
별똥별 떨어진 후, 반짝이는 별들은 별들의 고향을 그리워함이니
나 지금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바라보는가?
시집 안 보내 눈 못감겠다 하시던 아버님 어머님
이제 그만한 나이가 되어 누렇게 변한 일기장을 뒤적이며
희미해진 제자들 이름을 불러 본다.
일학년 때 코 흘리게 철이는 어디서 살고 있을까
울보 순이는 아기를 몇이나 낳았을까
이제 빌딩 숲에 잠겨버린 국민 학교를 찾아서
진주알 꺼내듯 조심스럽게 걷는다.
골목엔 옷깃을 스쳐가는 바람이 나를 재촉하고
멈춰있는 건 죽은 거와 같다고 서성대고 있구나!
가라 가야만 하는 구나 흘러라, 흘러라 흘러야만 하는 구나!
나도 흐르고 너도 흘러서 물처럼 구름처럼 다시 만나자.
아! 이 세상엔 영원히 내 곁에 붙잡아둘 것은 없단 말인가
십자 성호를 그으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목청껏 불러보는 내 마음의 하느님, 예수님, 마리아님
내 사람이여! 내 사랑이여!
2005년 10월 대전 한밭 문화제 시낭송
온정선 라파엘라 수녀
흐르는 것이 어디 강물뿐이랴
어렸던 나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세월이 저만큼 흘러감이요
뜨거웠던 한 여름, 가을 들 길에 섰으니, 계절이 어느 사이 바뀜이요
별똥별 떨어진 후, 반짝이는 별들은 별들의 고향을 그리워함이니
나 지금 무엇을 그리워하는가? 바라보는가?
시집 안 보내 눈 못감겠다 하시던 아버님 어머님
이제 그만한 나이가 되어 누렇게 변한 일기장을 뒤적이며
희미해진 제자들 이름을 불러 본다.
일학년 때 코 흘리게 철이는 어디서 살고 있을까
울보 순이는 아기를 몇이나 낳았을까
이제 빌딩 숲에 잠겨버린 국민 학교를 찾아서
진주알 꺼내듯 조심스럽게 걷는다.
골목엔 옷깃을 스쳐가는 바람이 나를 재촉하고
멈춰있는 건 죽은 거와 같다고 서성대고 있구나!
가라 가야만 하는 구나 흘러라, 흘러라 흘러야만 하는 구나!
나도 흐르고 너도 흘러서 물처럼 구름처럼 다시 만나자.
아! 이 세상엔 영원히 내 곁에 붙잡아둘 것은 없단 말인가
십자 성호를 그으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목청껏 불러보는 내 마음의 하느님, 예수님, 마리아님
내 사람이여! 내 사랑이여!
2005년 10월 대전 한밭 문화제 시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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